
Impacts of Illiteracy on the Risk of Dementia: A Global Health Perspective
「비문해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 세계 보건의 관점」
Seung Wan Suh, Ji Won Han, Jae Young Park, Jong Woo Hong, Kayoung Kim, Taehyun Kim, Kyoung Hwan Lee, Guehee Han, Hyeon Jeong, Jiyeong Seo, Tae Hui Kim, Dong Young Lee, Dong Woo Lee, Seung-Ho Ryu, Shin-Gyeom Kim, Jong Chul Youn, Jin Hyeong Jhoo, Jeong Lan Kim, Seok Bum Lee, Jung Jae Lee, Kyung Phil Kwak, Bong-Jo Kim, Seok Woo Moon, Joon Hyuk Park, Ki Woong Kim
(저자는 김기웅 교수를 포함해 총 25명이며, 논문의 제1저자는 서승완 Seung Wan Suh)
○ 게재
2016년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제53권 제2호에 게재된 연구로, pp. 731–741에 수록되었다. 온라인으로는 2016년 5월 23일 먼저 공개되었다. DOI는 10.3233/JAD-160108이다.
김기웅 교수를 비롯한 국내 여러 대학과 의료기관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 연구는 비문해가 치매 발생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인구기여분율(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PAF)을 통해 추정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비문해율을 낮출 경우 장기적으로 치매 관리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를 분석하였다.
논문 원문
https://doi.org/10.3233/JAD-160108
https://pubmed.ncbi.nlm.nih.gov/27232216/
○ 주요 내용
치매 예방을 생각할 때 흔히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운동 부족과 같은 건강상의 위험요인을 떠올린다. 이 연구는 여기에 교육과 문해라는 사회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연구진은 비문해가 노년기 치매 위험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임에도 치매 예방 전략에서는 충분히 주목받지 못해 왔다고 보았다.
이 연구는 특정 사람들에게 문해교육을 실시한 뒤 치매 발생이 줄어드는지를 관찰한 임상시험이나 교육 개입 연구가 아니다. 연구진은 기존에 축적되어 있던 문해율과 치매 관련 자료를 이용하여 비문해가 전체 치매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추정하고, 향후 비문해율이 감소할 경우 치매 환자 수와 사회적 비용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계산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2011년 UN 인간개발보고서(United Nations Human Development Report)와 한국, 라틴아메리카, 남아시아·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행된 치매 역학 연구 자료를 이용하였다. 자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미래의 인구 및 문해 관련 변수들은 일정한 추세가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로짓 모형(logit model)을 이용하여 추정하였다.
이 연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 인구기여분율(Population Attributable Fraction, PAF)이다. PAF는 특정 위험요인이 전체 질병 발생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인구 수준에서 추정하는 지표이다. 쉽게 말하면 특정 위험요인과 질병 사이의 관계가 인과적이라는 전제 아래, 그 위험요인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전체 질병 사례 가운데 어느 정도를 줄일 수 있었을지를 추정하는 값이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전체 치매 사례 가운데 비문해와 관련된 PAF는 약 16%로 추정되었다. 즉 연구에서 사용한 가정과 모형에 따르면 당시 한국에서 발생하는 치매 사례의 약 16%가 비문해라는 위험요인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계산된 것이다.
다만 이를 “한국 치매 환자의 16%는 비문해 때문에 치매에 걸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PAF는 개별 환자의 치매 원인을 판정하는 수치가 아니라 인구 수준에서 특정 위험요인의 잠재적 영향을 추정하는 통계적 지표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비문해 관련 PAF가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교육 기회의 확대와 세대 교체에 따라 비문해율이 계속 감소할 경우, 2015년 약 16%였던 비문해 관련 치매 PAF가 2050년에는 약 2%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연구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변화가 치매 관리비용에 미칠 경제적 영향도 계산하였다. 2015년을 기준으로 65세 이하 인구에서 비문해가 이론적으로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장기적으로 약 520억 달러의 치매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여기서 520억 달러는 실제 문해교육 사업을 실시하여 확인한 비용 절감액이 아니다. 비문해와 치매의 관계, 미래의 인구 변화, 치매 환자 수와 관리비용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장기적인 추정치이다. 따라서 “문해교육을 하면 520억 달러가 절감된다”기보다 “비문해를 제거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약 520억 달러의 치매 관리비용 절감 가능성이 추정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연구진은 한국뿐 아니라 비문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지역도 분석하였다. 2050년까지 비문해 수준을 기준 전망치의 50%로 낮출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약 710억~2,440억 달러, 남아시아·중동에서는 약 130억~940억 달러, 아프리카에서는 약 170억~780억 달러의 치매 관리비용을 절감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문해 문제가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글을 읽고 쓰는 데 겪는 불편에만 머무르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 사회에서 문해교육의 기회가 얼마나 제공되는가는 장기간에 걸쳐 인구의 인지 건강 및 치매의 사회경제적 부담과도 관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문해와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의 관계에 주목한다. 읽고 쓰는 능력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과정은 평생 다양한 인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이러한 경험은 노년기에 뇌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지예비능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치매 예방 정책을 노년기에만 시작해야 하는 문제로 보지 않았다. 아동기, 청소년기, 중년기의 비문해율을 낮추는 정책도 장기적으로 치매의 1차 예방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안하였다.
논문은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Even public policies aimed solely at reducing illiteracy in the childhood, adolescent, or middle-aged population could potentially have a role in the primary prevention of dementia.”
아동기, 청소년기 또는 중년기의 비문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공정책도 치매의 1차 예방에 잠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중요한 의미는 문해교육의 가치를 교육 영역 안에서만 바라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읽고 쓰는 능력을 획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회는 한 사람의 생애에 걸쳐 축적되는 인지적 자원과 관련될 수 있으며, 인구 전체의 관점에서는 장기적인 치매 부담과 의료·돌봄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는 실제로 성인 비문해자에게 문해교육을 실시하여 치매 발생률이 낮아지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아니고, 기존 역학자료와 미래 인구 및 문해율 변화에 대한 가정을 이용하여 PAF와 경제적 효과를 추정한 모델링 연구이다. 따라서 이 연구만으로 “성인문해교육이 치매를 예방한다”거나 “문해교육을 하면 치매 비용이 520억 달러 감소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문해 문제를 세계 보건의 관점에서 다루고, 비문해율을 낮추는 일이 장기적으로 치매 예방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가능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교육과 문해에 대한 투자가 교육정책을 넘어 장기적인 공중보건 정책의 하나로도 고려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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