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의 인지 기능을 지키려면 운동을 해야 할까,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할까. 우리는 종종 운동과 문해 활동을 서로 경쟁하는 두 가지 처방처럼 비교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인지’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인지는 단순히 머릿속으로 생각하거나 기억하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눈과 귀를 비롯한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필요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한다.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고 이전의 경험과 비교하며, 판단하고 계획한 뒤 말이나 행동으로 반응한다. 이처럼 감각·주의·지각·기억·언어·판단·계획이 연결된 전체 과정이 인지이다.

신체 건강은 인지 활동의 중요한 기반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 건강과 수면을 개선하고 염증을 줄이며, 뇌가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는 생리적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시각과 청각을 비롯한 감각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주의력과 활력이 뒷받침되어야 책의 글자가 눈에 들어오고 다른 사람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글로 표현하는 일에도 지속적인 집중력과 신체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운동은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몸과 뇌의 기본 조건을 지켜준다.

문해 활동을 단지 눈으로 글자를 보고 손으로 글씨를 쓰는 신체적 활동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동안 사람은 눈앞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의미의 세계를 다룬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살피고,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며, 과거의 경험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삶을 계획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관점의 차이를 조정하기도 한다. 문해 활동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통로인 동시에, 기억과 경험을 조직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이다.

문해 활동은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의 필요성과 방법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며, 실천 계획을 세우고, 그 결과를 돌아보는 과정에는 모두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가 필요하다. 건강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있어야 자신에게 적절한 운동을 선택할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경험을 나누면서 실천을 지속할 수도 있다. 문해 활동이 운동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을 이해하고 계획하며 생활 속 습관으로 유지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운동과 문해 활동 중 어느 하나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운동은 인지와 문해 활동이 이루어질 생물학적 토대를 보호하고, 문해 활동은 그 토대 위에서 기억·언어·추론·판단·계획을 실제로 사용하게 한다. 더 나아가 문해 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과 성찰은 다시 건강 행동을 선택하고 지속하는 데 기여한다.


인지는 문해 활동을 포함하지만, 문해 활동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운동은 인지 활동 그 자체와 동일하지 않지만 인지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다. 두 활동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가능하게 하고 강화하는 순환적 관계에 있다. 건강한 몸으로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며, 그렇게 얻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몸을 돌보는 삶. 인지 건강을 지키는 길은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고 이 순환을 오래 지속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