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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재문집 제3책 제66장 앞면— 영민 군이 그의 맏형을 모시고 성균관에 있던 나를 찾아왔다

최근 수정 202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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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책 · 제66장 · 앞면 · 행장

원문과 음독

田之論也(전지론야) 三曰理氣便攷(삼왈이기편고) 起論於退栗之異同(기론어퇴율지이동) 而參以花潭星湖之說(이참이화담성호지설) 傍及儒宇所論(방급유우소론) 使學者一目瞭然於吾邦理氣論爭之源委也(사학자일목요연어오방이기논쟁지원위야) 嗚呼(오호) 公溫厚樂易之君子(공온후낙이지군자) 生丁不辰(생정불진) 隱約以卒歲(은약이졸세) 雖隣里後生如佑成者(수인리후생여우성자) 亦未知公之有文而富於巾箱也(역미지공지유문이부어건상야) 甲寅春(갑인춘) 寧敏君奉其伯氏訪佑成於泮學(영민군봉기백씨방우성어반학) 以公遺文俾余存刪(이공유문비여존산) 既又見囑以狀行之文(기우견촉이상행지문) 佑成辭以不敢(우성사이불감) 而其請至再三愈勤(이기청지재삼유근) 玆謹據其遺事暨平昔所見聞者敍之如右(자근거기유사기평석소견문자서지여우) 以塞孝子之請云(이색효자지청운) 歲甲寅中秋(세갑인중추) 麗州李佑成謹撰(여주이우성근찬) 墓碣銘并序(묘갈명병서)

현대어 직역

세 번째 저술은 「이기편고」이다. 이 글은 퇴계와 율곡의 학설이 서로 다른 점에서 논의를 시작하였다. 여기에 화담과 성호의 학설을 참고하고, 유학계에서 논의된 여러 주장까지 두루 다루었다. 그리하여 배우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이기론 논쟁의 근원과 전개를 한눈에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아아, 공은 온화하고 후덕하며 평이하고 즐거운 성품을 지닌 군자였다. 그러나 좋지 않은 시대를 만나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채 곤궁하게 생애를 마쳤다. 이웃 마을의 후학인 나 이우성조차도 공에게 저술이 있었으며, 그것이 상자에 가득할 정도로 많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갑인년 봄, 영민 군이 그의 맏형을 모시고 성균관에 있던 나를 찾아왔다. 공이 남긴 글을 가져와 나에게 선별하고 산삭하도록 부탁하였다. 이어 공의 행적을 기록한 글도 지어 달라고 거듭 부탁하였다. 나는 감히 감당할 수 없다며 사양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부탁이 두 번 세 번 이어질수록 더욱 간절하였다. 이에 삼가 공이 남긴 행적과 평소 내가 보고 들은 내용을 근거로 삼아 위와 같이 서술함으로써 효성스러운 자식들의 청에 응하였다. 갑인년 중추에 여주 이우성이 삼가 짓는다. 묘갈명과 서문.

현대어 의역

평재의 주요 저술 가운데 세 번째는 「이기편고」이다. 이 글에서 평재는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의 이기론이 어떻게 다른지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어 화담 서경덕과 성호 이익의 학설을 참고하고, 우리나라 유학자들이 전개한 여러 논의까지 폭넓게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조선 성리학에서 이기론 논쟁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독자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평재는 온화하고 후덕하며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군자였다. 그러나 불운한 시대에 태어나 자신의 학문과 능력을 세상에 크게 드러내지 못한 채 조용히 생을 마쳤다. 같은 지역에서 후학으로 살았던 이우성조차 평재가 그처럼 많은 글을 남겼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할 정도였다. 1974년 봄, 아들 권영민이 맏형과 함께 성균관에 있던 이우성을 찾아왔다. 형제들은 아버지가 남긴 원고를 선별하고 정리해 달라고 부탁한 데 이어, 평재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글도 지어 달라고 청하였다. 이우성은 처음에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사양하였다. 그러나 형제들이 여러 차례 간곡하게 요청하자, 평재가 남긴 기록과 자신이 평소 보고 들은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지었다. 이 글은 아버지의 삶과 학문을 후세에 전하고자 했던 자손들의 간절한 뜻에 응하여 작성된 것이다.

참고

理氣便攷(이기편고): 평재의 이기론 관련 저술. ‘이기설편고(理氣說便攷)’라고도 표기된 것으로 보임. 퇴계·율곡·화담·성호 등의 이기설을 비교하고 우리나라 이기론 논쟁의 흐름을 정리한 글. 退栗(퇴율):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함께 가리키는 표현. 異同(이동): 서로 같고 다른 점. 학설 비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花潭(화담): 조선 전기의 학자 서경덕의 호. 星湖(성호):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익의 호. 儒宇(유우): 유학자들의 학문적 세계 또는 유학계. 사진에서는 해당 글자의 판독이 다소 불분명하나 문맥상 여러 유학자의 논의를 가리킴. 一目瞭然(일목요연): 한 번 보아도 전체 내용이 분명하게 이해됨. 源委(원위): 일의 근원과 말단, 곧 시작부터 전개 과정까지의 전체 내력. 樂易(낙이): 성품이 즐겁고 너그러우며 사람을 어렵게 하지 않음. 生丁不辰(생정불진): 좋지 않은 시대에 태어남. 丁은 ‘만나다’, 不辰은 ‘때를 잘못 만나다’라는 뜻. 隱約(은약):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어렵고 검소하게 살아감. 巾箱(건상): 작은 책이나 원고를 넣어 두는 상자. 富於巾箱은 보관된 저술이 매우 많았다는 뜻. 泮學(반학): 성균관. 泮宮·泮序라고도 함. 이우성이 당시 성균관대학교에 있었음을 나타낸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음. 存刪(존산): 남길 글과 삭제할 글을 가려냄. 문집 편찬을 위한 선별과 교정 작업. 狀行之文(상행지문): 고인의 생애와 행적을 기록한 글. 행장·가장·묘갈명 등의 기초가 됨. 以塞孝子之請(이색효자지청): 효성스러운 자손의 간절한 청에 응한다는 뜻. 歲甲寅(세갑인): 1974년. 中秋(중추): 본래 음력 8월 또는 음력 8월 15일. 여기서는 1974년 가을 무렵을 뜻함. 麗州(여주): 이우성의 본관을 나타낸 것으로 보임. 李佑成(이우성): 이 글을 작성한 인물. 평재의 아들들에게 유고의 선별과 행적을 서술해 달라는 부탁을 받음. 墓碣銘并序(묘갈명병서): 묘소에 세울 작은 비석의 명문과 그에 딸린 서문. 이 제목은 뒤쪽에 이어지는 새로운 글의 제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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