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음독
訓迪之語丁寧在耳(훈적지어정녕재이)
而不能奉行其萬一者爲可罪也(이불능봉행기만일자위가죄야)
不肖孤寧軾泣識(불초고영식읍지)
현대어 직역
가르치고 이끌어 주시던 말씀이 분명히 귀에 남아 있는데도,
그 만분의 하나조차 받들어 실천하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죄스럽다.
불초한 고아 영식이 눈물을 흘리며 기록한다.
현대어 의역
아버지께서 생전에 간곡하게 가르쳐 주신 말씀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그러나 나는 그 가르침의 아주 작은 부분조차 제대로 받들어 실천하지 못하였다. 아들로서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부족한 아들 영재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눈물로 이 글을 적는다.
참고
訓迪(훈적): 가르쳐 바른길로 이끌어 줌. 迪은 ‘인도하다’, ‘이끌다’라는 뜻.
丁寧(정녕): 말이나 당부가 매우 간곡하고 분명함. 여기서는 아버지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다는 의미.
在耳(재이): 말씀이 귀에 남아 있음. 생전의 가르침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표현.
奉行(봉행): 가르침이나 명령을 받들어 실천함.
萬一(만일): 만분의 하나. 여기서는 ‘아주 작은 일부’라는 뜻.
不肖孤(불초고): 아버지를 여읜 아들이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 不肖는 부모의 뜻과 덕을 제대로 잇지 못한다는 겸칭이고, 孤는 부친을 여읜 자식을 뜻함.
寧載(영재): 발문을 지은 아들의 이름. 앞면의 내용에 따르면 맏형 영식(寧軾)을 포함한 세 형제가 문집 간행에 참여하였고, 영재가 이 발문을 작성한 것으로 보임.
泣識(읍지): 눈물을 흘리며 기록함. 識는 여기서 ‘알 식’이 아니라 ‘기록할 지’로 읽음.
앞면의 마지막 구절인 惟其平日(유기평일)은 뒷면의 訓迪之語(훈적지어)와 이어져 “다만 아버지께서 평소 가르쳐 이끌어 주시던 말씀이……”라는 하나의 문장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