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음독
揭以萬雲堂偶爾(게이만운당 우이)
須知千派一源通(수지천파 일원통)
和陟瞻臺以仁契韻(화 척첨대 이인계운)
生同現世又同鄕(생동현세 우동향)
契事敦修學士堂(계사돈수 학사당)
會合誰非三益友(회합수비 삼익우)
講磨須保一微陽(강마수보 일미양)
曾欽玉署君恩重(증흠옥서 군은중)
更仰瞻臺孝思長(갱앙첨대 효사장)
遠倣藍田條貫密(원방남전 조관밀)
願言躬踐勿遺忘(원언궁천 물유망)
挽參書孫丈宗鉉(만 참서 손장 종현)
一天挺聰明愷悌身鄕里舊譽益彬彬(일천정총명 개제신 향리구예 익빈빈)
貫通墳典文辭富唯諾家庭內行純(관통분전 문사부 유낙가정 내행순)
早登泮館陞三品晩養林泉老七旬(조등반관 승삼품 만양임천 노칠순)
後生奄失瞻依地一曲輓歌淚滿巾(후생엄실 첨의지 일곡만가 루만건)
先祖生員公墓下重建梧陽齋告成寓感(선조 생원공 묘하 중건 오양재 고성 우감)
현대어 직역
‘만운당’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으니 우연히 그렇게 한 것이 아니며,
수많은 갈래의 후손이 하나의 근원에서 이어졌음을 알아야 하네.
척첨대 이인계의 시에 화답하며
같은 시대에 태어나 같은 고향에서 살며,
학사당에서 계의 일을 성실하고 두텁게 닦았네.
이 모임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누가 유익한 벗이 아니겠는가.
함께 강론하고 서로 갈고닦아 마음속의 작은 양기를 반드시 보존해야 하네.
전부터 옥서에서 받은 임금의 두터운 은혜를 공경하였고,
다시 척첨대를 우러르며 조상을 향한 효성스러운 마음을 길이 간직하네.
멀리 남전향약의 치밀한 규약과 체계를 본받아,
몸소 실천하고 잊지 않기를 바라노라.
참서를 지낸 손종현 어른을 애도하며
하늘이 총명하고 온화한 성품을 내리셨으니, 고을에서 쌓은 오랜 명성은 더욱 빛났네.
옛 경전과 전적을 두루 통달하여 문장이 풍부했고, 가정에서는 온순하게 따르며 집안에서의 행실이 순수하였네.
일찍 성균관에 들어가 삼품의 관직까지 올랐고, 만년에는 산림에서 심신을 기르며 일흔까지 사셨네.
후생인 나는 갑자기 우러러 의지할 어른을 잃었으니, 한 곡의 만가를 지으며 수건이 젖도록 눈물을 흘리네.
선조 생원공의 묘 아래에 오양재를 중건하고, 완공을 알리며 느낀 마음을 담다
참고
揭(게): 현판이나 글을 높이 걸어 내검.
萬雲堂(만운당): 밀성 박씨 가문의 재실 또는 당호. 앞면의 萬雲齋와 같은 공간을 가리키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음.
偶爾(우이): 우연히, 특별한 뜻 없이. 여기서는 당호에 분명한 의미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우연히 붙인 것이 아니다’라고 표현함.
千派一源(천파일원): 수많은 지파와 후손이 하나의 조상에게서 나왔다는 뜻.
和(화): 다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이나 뜻에 맞추어 화답시를 지음.
陟瞻臺(척첨대): 조상이나 선현을 우러러보기 위해 세운 대 또는 누대로 보임. 陟瞻은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본다는 뜻.
以仁契(이인계): 인을 실천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직한 계나 학문 모임으로 보임. 정확한 명칭과 성격은 관련 계첩을 확인할 필요가 있음.
同現世(동현세): 같은 시대에 함께 태어나 살아감.
同鄕(동향): 고향이나 거주 지역이 같음.
契事(계사): 계나 모임에서 공동으로 수행하는 일.
敦修(돈수): 관계와 도리를 두텁게 닦고 실천함.
學士堂(학사당): 이인계의 구성원들이 모여 공부하고 강론한 장소로 보임.
三益友(삼익우): 세 가지 유익한 벗. 『논어』의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넓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는 구절과 관련됨.
講磨(강마): 학문을 함께 강론하고 서로 비판·격려하여 인격과 지식을 갈고닦음.
一微陽(일미양): 아주 미약하게 처음 생겨난 하나의 양기. 선한 본심이나 도학의 작은 싹을 비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玉署(옥서): 옥당, 곧 홍문관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君恩(군은): 임금이 베푼 은혜.
瞻臺(첨대): 우러러보는 대. 조상이나 선현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해석됨.
孝思(효사): 부모와 조상을 사모하며 효도하려는 마음. 『시경』에서 조상을 추모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됨.
藍田(남전): 중국 북송시대 여대균 형제가 향약을 시행한 섬서성 남전현.
藍田條貫(남전조관): 남전향약의 조목과 체계. 덕업상권·과실상규·예속상교·환난상휼을 핵심으로 하는 향촌 공동체 규약과 관련됨.
倣(방): 본보기로 삼아 따라 함.
條貫(조관): 여러 조목이 서로 연결된 체계와 질서.
躬踐(궁천): 가르침을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천함.
勿遺忘(물유망): 잊어버리지 말라는 뜻.
參書(참서): 고인이 지낸 관직 또는 직함으로 보임. 정확한 관제상의 명칭과 품계는 이력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
孫丈宗鉉(손장 종현): 손씨 성을 가진 존경하는 어른으로, 이름은 종현.
天挺(천정): 하늘이 뛰어난 자질을 특별히 내어 줌.
聰明(총명): 사물을 빠르고 분명하게 이해하는 능력.
愷悌(개제): 성품이 온화하고 형제와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함. 『시경』의 ‘개제군자(愷悌君子)’와 관련됨.
鄕里舊譽(향리구예): 오랫동안 고을과 마을에서 쌓아 온 좋은 평판.
彬彬(빈빈): 문채와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 품위가 있는 모습.
墳典(분전): 삼분오전의 준말. 중국 고대의 경전과 전적을 널리 가리키는 표현.
文辭富(문사부): 문장과 표현이 풍부함.
唯諾(유낙): 공손히 ‘예’라고 대답하며 따름. 문맥상 집안 어른에게 순종하고 화목하게 처신한 태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임.
家庭內行(가정내행): 가정 안에서 부모·형제·배우자·자녀를 대하는 행실.
泮館(반관): 성균관. 泮은 제후국의 학교인 반궁에서 유래하여 국가 교육기관을 뜻함.
陞三品(승삼품): 삼품의 관직이나 품계에 오름. 정확한 관직은 고인의 이력 자료를 확인해야 함.
林泉(임천): 숲과 샘이 있는 자연. 벼슬에서 물러나 노년을 보내는 은거 공간을 뜻함.
七旬(칠순): 일흔 살.
後生(후생): 뒤에 태어난 후배나 후학. 저자가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
奄失(엄실): 갑작스럽게 잃음.
瞻依(첨의): 존경하여 우러러보고 의지함.
輓歌(만가): 죽은 사람을 애도하여 지은 노래나 시.
淚滿巾(루만건): 눈물이 수건을 가득 적심.
生員公(생원공): 생원시에 합격한 선조를 높여 부르는 표현.
墓下(묘하): 묘소 아래쪽.
重建(중건): 낡거나 없어진 건물을 다시 지음.
梧陽齋(오양재): 선조의 묘를 관리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중건한 재실의 이름.
告成(고성): 공사가 완성되었음을 알림.
寓感(우감): 어떤 일이나 대상에 느낀 감회를 글에 담음.
이 면의 손종현 만시는 판면에서 행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의미 단위로 나누어 옮김. 정확한 운율과 행 구분은 다른 판본 또는 원문 초고와 대조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