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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재문집 제1책 제5장 앞면

최근 수정 202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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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책 · 제5장 · 앞면 · 시

원문과 음독

後生高景挹遺芳(후생고경 읍유방) 檻外濤聲來遠水(함외도성 내원수) 庭前春色記南鄕(정전춘색 기남향) 年年三月敦修契(연년삼월 돈수계) 爲挹淸風百世長(위읍청풍 백세장) 宿通度寺(숙통도사) 洞天三月動餘寒(동천삼월 동여한) 落落長松擁四山(낙락장송 옹사산) 慈師往蹟留龜首(자사왕적 유귀수) 豪士芳名鏤石顔(호사방명 누석안) 一夜仙緣遊物外(일야선연 유물외) 半空鐘響出林間(반공종향 출림간) 幾多英俊歸虛寂(기다영준 귀허적) 到此方知去不還(도차방지 거불환) 歸路又賦(귀로우부) 觀禮巍山挹古風(관례외산 읍고풍) 況逢賢友自西東(황봉현우 자서동) 剩乘餘興開詩席(잉승여흥 개시석) 宴結眞緣宿梵宮(연결진연 숙범궁) 盡日行行形勝地(진일행행 형승지) 隨時切切刮磨中(수시절절 괄마중) 去留相半那堪恨(거류상반 나감한) 更向溪村此夜同(갱향계촌 차야동)

현대어 직역

후생들은 높이 우러르며 선인이 남긴 아름다운 덕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난간 밖에서는 먼 물에서 밀려온 파도 소리가 들려오네. 뜰 앞에 찾아온 봄빛을 보며 남쪽 고을의 일을 기억하고, 해마다 삼월이면 모임의 약속을 더욱 두텁게 이어 가네. 맑고 높은 선인의 풍모를 받들어 백세토록 전하기 위해서라네. 통도사에서 묵으며 신선 세계 같은 이곳에는 삼월에도 남은 추위가 일어나고, 우뚝우뚝 솟은 큰 소나무가 사방의 산을 에워싸고 있네. 자비로운 고승이 남긴 자취는 거북 받침의 비석에 전해지고, 훌륭한 선비들의 아름다운 이름은 비석 면에 새겨져 있네. 하룻밤 신선 같은 인연으로 세속 밖의 세계에서 노닐고, 허공에 울리는 종소리는 숲 사이에서 흘러나오네. 그 많은 뛰어난 인물도 모두 고요한 적멸로 돌아갔으니, 이곳에 이르러서야 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못함을 알겠네. 돌아오는 길에 또 짓다 외산에서 예를 행하고 옛사람의 풍모를 마음에 받아들였으며, 더구나 동서 여러 곳에서 온 훌륭한 벗들을 만났네. 남은 흥취를 한껏 타고 시 짓는 자리를 열었으며, 참된 인연을 맺고 불교 사찰에서 하룻밤을 묵었네. 온종일 빼어난 경치의 땅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고, 때때로 간절하게 서로 학문과 인격을 연마하였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반씩 나뉘니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다시 시냇가 마을로 향하여 오늘 밤도 함께하네.

참고

後生(후생): 뒤에 태어난 사람. 학문적으로는 선배나 스승보다 뒤에 배우는 후학을 뜻함. 高景(고경): 높은 덕을 우러러 사모함. 景은 여기서 ‘우러러보다’라는 뜻. 挹(읍): 본래 물을 뜨거나 손으로 끌어당긴다는 뜻. 시에서는 훌륭한 기풍과 덕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사용됨. 遺芳(유방): 고인이 후세에 남긴 아름다운 명성과 덕행. 檻(함): 누정이나 건물의 난간. 濤聲(도성): 큰 물결이나 파도의 소리. 南鄕(남향): 남쪽 고을.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과 사건을 가리키는지는 칠탄정 관련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 修契(수계): 사람들이 일정한 때에 모여 친목과 학문적 결속을 다지는 일. 왕희지의 난정수계와 같은 문인 모임의 전통과 관련될 수 있음. 敦(돈): 관계나 뜻을 두텁게 함. 淸風(청풍): 맑은 바람. 선인의 청렴한 인품과 고결한 기풍을 비유함. 百世長(백세장): 아주 오랜 후대까지 길이 이어짐. 宿通度寺(숙통도사): 통도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지은 시. 通度寺(통도사): 경상남도 양산 영축산에 있는 사찰.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표적인 불교 사찰. 洞天(동천): 신선이 사는 별천지. 산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고 신비로운 장소를 뜻함. 餘寒(여한): 봄이 되었는데도 남아 있는 겨울 추위. 落落(낙락): 나무가 높고 크게 솟아 있는 모습. 문맥에 따라 서로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모습도 나타냄. 擁四山(옹사산): 사방의 산을 둘러싸거나 사방 산에 둘러싸인 모습. 慈師(자사): 자비로운 스님 또는 덕이 높은 고승. 통도사와 관련된 특정 승려를 가리킬 가능성이 있음. 往蹟(왕적): 옛사람이 남긴 행적과 자취. 龜首(귀수): 거북 모양의 받침이나 그 위에 세운 비석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해석됨. 정확한 조형물을 지칭하는지는 통도사 비석 자료와 대조할 필요가 있음. 豪士(호사): 재주와 기개가 뛰어난 인물. 芳名(방명): 아름답고 훌륭한 이름이나 명성. 鏤(누): 금속이나 돌에 글자와 무늬를 새김. 石顔(석안): 돌의 표면, 곧 비석의 면. 仙緣(선연): 신선 세계와 같은 특별하고 아름다운 인연. 物外(물외): 세속적인 사물과 이해관계를 벗어난 경지. 半空(반공): 공중 또는 허공의 중간. 英俊(영준): 재주와 덕이 뛰어난 인물. 虛寂(허적): 모든 분별과 번뇌가 사라진 고요한 경지. 여기서는 뛰어난 인물들도 결국 죽음과 적멸로 돌아갔다는 뜻. 去不還(거불환): 한번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음. 사람의 죽음을 나타내는 표현. 歸路又賦(귀로우부): 돌아가는 길에 다시 시를 지음. 觀禮(관례): 의례를 지켜보거나 직접 예를 행함. 巍山(외산): 사진에서는 巍山으로 판독됨. 특정 산이나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나, 통도사 주변 지명 또는 앞선 행사 장소와의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 古風(고풍): 옛사람이 남긴 품격과 기풍. 況(황): 더구나, 하물며. 自西東(자서동): 서쪽과 동쪽, 곧 여러 지역에서 옴. 剩乘(잉승): 남아 있는 흥취나 기회를 한껏 이용함. 餘興(여흥): 행사나 모임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 흥취. 詩席(시석):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시를 짓고 품평하는 자리. 眞緣(진연): 진실하고 소중한 인연. 梵宮(범궁): 범천의 궁전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여 불교 사찰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形勝地(형승지): 지세와 경치가 빼어난 곳. 刮磨(괄마): 긁고 갈아 다듬음. 벗들이 서로 비판하고 격려하여 학문과 인격을 연마한다는 뜻. 切切(절절): 마음과 뜻이 매우 간절하고 정성스러움. 去留相半(거류상반): 떠나는 사람과 남아 있는 사람이 서로 절반가량 됨. 那堪(나감): ‘어찌 견디겠는가’, ‘어찌 감당하겠는가’라는 뜻. 溪村(계촌): 시냇가에 자리한 마을. 구체적인 숙박 장소나 귀로의 경유지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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