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음독
小訥盧先生挽
(소눌 노선생 만)
斯文今墜地
(사문금추지)
夫子便長休
(부자변장휴)
氣象春風座
(기상춘풍좌)
襟懷霽月秋
(금회제월추)
立言開後學
(입언개후학)
尙德繼前修
(상덕계전수)
不禁公私淚
(불금공사루)
較多世教憂
(교다세교우)
的承文憲訣
(적승문헌결)
吾黨仰師宗
(오당앙사종)
存省功何密
(존성공하밀)
明誠德益崇
(명성덕익숭)
理韻瑤琴抱
(이운요금포)
閒幽赤管公
(한유적관공)
猥荷惠陶澤
(외하혜도택)
執經己自童
(집경기자동)
挽孫丈漢獻 亮炳
(만 손장 한헌 양병)
天賦溫良內
(천부온량내)
行成格翁家
(행성격옹가)
裘繼前聲裕
(구계전성유)
後恢康濟術
(후회강제술)
聯林葛謳爲倫
(연림갈구위륜)
情夢外浮榮非我慕
(정몽외부영 비아모)
閒中佳句使人驚
(한중가구 사인경)
六旬纔過乘箕去
(육순재과 승기거)
灑淚琴川送絳旌
(쇄루금천 송강정)
挽李參奉夷夫 世衡
(만 이참봉 이부 세형)
현대어 직역
소눌 노 선생을 애도하며
우리 유학의 도가 이제 땅에 떨어지고 말았으니,
선생께서는 마침내 길고 긴 안식에 드셨네.
선생이 앉은 자리에는 봄바람 같은 온화한 기상이 감돌았고,
가슴속은 비 갠 뒤의 가을 달처럼 맑고 깨끗하였네.
말씀과 저술을 세워 후학의 길을 열어 주었으며,
덕을 숭상하여 앞선 현인들의 학문을 이어 갔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으니,
세상의 가르침을 염려하는 마음이 더욱 크기 때문이네.
선대의 학문과 법도를 분명하게 이어받았고,
우리 동문은 선생을 스승이자 학문의 종주로 우러렀네.
마음을 보존하고 자신을 성찰한 공부가 얼마나 치밀했던가.
밝히고 성실하게 하는 공부로 그 덕은 더욱 높아졌네.
이치의 맑은 운율을 아름다운 거문고처럼 품었고,
한가롭고 그윽한 가운데 붓으로 학문을 드러내셨네.
외람되이 선생께서 교화해 주신 은택을 입었으니,
어린 시절부터 경전을 들고 가르침을 받았네.
어른 손한헌, 자는 양병을 애도하며
하늘로부터 온화하고 선량한 성품을 타고났으며,
행실을 닦아 집안 어른의 가법을 이루었네.
선대의 가업을 계승하여 앞 시대의 명성을 넉넉하게 이었고,
뒤에는 세상을 편안하게 하고 사람을 구제하는 방도를 펼쳤네.
※ 이 아래의 「聯林葛謳爲倫」은 글자와 구절 구분이 불분명하여 잠정적으로 옮깁니다. 숲속에서 뜻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노래했다는 의미로 추정됩니다.
부귀영화 같은 헛된 영예는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고,
한가로운 가운데 지은 아름다운 시구는 사람을 놀라게 하였네.
겨우 예순을 넘기고서 별이 되어 떠나시니,
금천에서 눈물을 뿌리며 붉은 명정의 행렬을 전송하네.
참봉을 지낸 어른 이세형을 애도하며
※ ‘이부(夷夫)’는 이세형의 자로 보입니다.
참고
小訥(소눌): 노 선생의 호. 정확한 인물은 문집의 인명록이나 족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
斯文(사문): 유학의 도와 학문 또는 그것을 계승하는 학자 집단을 뜻함.
墜地(추지): 땅에 떨어짐. 여기서는 훌륭한 학자의 죽음으로 유학의 도가 쇠퇴하게 되었다는 탄식.
夫子(부자): 학문과 덕망이 높은 스승을 높여 부르는 말.
長休(장휴): 길이 쉰다는 뜻으로, 죽음을 완곡하게 표현함.
春風座(춘풍좌): 봄바람이 부는 듯 온화하고 편안한 스승의 자리. 훌륭한 스승의 교화를 비유함.
襟懷(금회): 가슴속에 품은 마음과 도량.
霽月(제월): 비가 갠 뒤의 맑은 달. 깨끗하고 탁 트인 인품을 비유함. ‘광풍제월(光風霽月)’과 관련된 표현.
立言(입언): 후세에 전할 만한 훌륭한 말이나 저술을 남김.
後學(후학): 뒤에 배우는 사람 또는 후대의 학자.
前修(전수): 앞선 시대에 학문과 덕을 닦은 현인.
公私淚(공사루):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에서 모두 흘리는 눈물. 학문 공동체의 손실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이를 잃은 슬픔임을 나타냄.
世教(세교): 세상을 바르게 이끄는 유교적 가르침과 윤리.
文憲(문헌): 학문과 법도, 또는 그것을 전승한 훌륭한 인물과 가문.
吾黨(오당): 나와 학문적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또는 같은 문하의 동료들.
師宗(사종): 여러 사람이 스승으로 받들며 학문의 종주로 존경하는 사람.
存省(존성): 마음을 보존하고 자신의 언행과 내면을 성찰함. 유학의 수양 공부를 나타냄.
明誠(명성): 밝게 알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공부. 『중용』의 ‘명(明)’과 ‘성(誠)’에 근거한 표현으로 볼 수 있음.
瑤琴(요금):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한 거문고. 고결한 정신과 조화로운 학문을 비유함.
赤管(적관): 붉은 붓. 기록과 저술 또는 문필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보임. 사진의 글자가 불분명하여 재확인이 필요함.
陶澤(도택): 사람을 가르치고 길러 주는 교화의 은택.
執經(집경): 경전을 손에 들고 스승에게 나아가 배움.
丈(장): 존경하는 연장자를 높여 부르는 말.
漢獻(한헌): 손씨 어른의 이름으로 보임.
亮炳(양병): 손한헌의 자나 별칭으로 보이나, 작은 글씨의 판독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음.
天賦(천부): 하늘로부터 자질과 성품을 타고남.
溫良(온량): 성품이 온화하고 선량함.
裘(구): ‘기구(箕裘)’의 뜻과 연결되어 선대의 가업이나 학문을 계승하는 것을 나타냄.
康濟(강제): 세상을 편안하게 하고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
浮榮(부영): 실속 없이 덧없는 세상의 영화와 명예.
佳句(가구): 잘 지은 아름다운 시구.
六旬(육순): 예순 살 또는 예순 전후의 나이.
乘箕(승기): 기성(箕星)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의 죽음을 표현하는 말.
琴川(금천): 장례를 치르거나 전송한 지역의 지명으로 보임.
絳旌(강정): 붉은 깃발. 여기서는 장례 행렬의 명정이나 상여에 세운 깃발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임.
夷夫(이부): 이세형의 자로 추정됨.
이 면은 일부 글자가 희미하고 줄 사이의 구분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특히 「理韻瑤琴抱」 이하 몇 구절과 손한헌 만시의 전반부는 현재 사진을 기준으로 한 잠정 판독입니다. 다음 면에 시가 이어진다면 문맥을 대조하여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