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음독
挽晩悔河丈台運(만 만회 하장 태운)
聲赫赫益光前(성혁혁 익광전)
立雪淵門學有源(입설연문 학유원)
奉持明訓道逾尊(봉지명훈 도유존)
靜敬動察工夫密(정경동찰 공부밀)
幾寧臺主宰存(기녕대 주재존)
路窮滯處樂自如(노궁체처 낙자여)
世間榮辱不關渠(세간영욕 불관거)
灑落襟懷人少識(쇄락금회 인소식)
夜渡梧月滿庭除(야도오월 만정제)
鐵畫銀鉤筆入神(철화은구 필입신)
右軍書法逼其眞(우군서법 핍기진)
密付令孫傳妙訣(밀부영손 전묘결)
髫年往往咤驚人(초년왕왕 타경인)
七灘亭會中(칠탄정 회중)
登臨灑落挹風淸(등림쇄락 읍풍청)
七里灘長坐水聲(칠리탄장 좌수성)
靑眼喜看多舊故(청안희간 다구고)
赤心相許照神明(적심상허 조신명)
和烟濃綠郊容富(화연농록 교용부)
趁午翻空燕翼輕(진오번공 연익경)
吾輩……(오배……)
현대어 직역
만회 하태운 어른을 애도하며
명성이 매우 빛나 선조의 명예를 더욱 밝혔으며,
연문의 문하에서 눈을 맞으며 배움을 청했으니 학문의 근원이 분명하였네.
밝은 가르침을 받들어 지키니 도는 더욱 높고 존엄해졌고,
고요할 때에는 공경하고 움직일 때에는 살피는 수양이 치밀하였네.
기녕대에서는 마음의 주재가 굳게 보존되었네.
삶의 길이 막히고 곤궁한 처지에서도 태연하게 즐거워하였으며,
세상의 명예와 치욕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네.
탁 트이고 맑은 마음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밤이 깊어 오동나무에 비친 달빛이 뜰에 가득하였네.
붓을 들면 쇠로 그은 듯 힘차고 은 갈고리처럼 날카로워 신묘한 경지에 들었으며,
왕희지의 서법이 지닌 참된 경지에 가까웠네.
그 오묘한 비결을 훌륭한 손자에게 은밀히 전해 주었으니,
그 손자는 어린 나이에도 종종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네.
칠탄정 모임에서
정자에 올라 탁 트인 마음으로 맑은 바람을 맞아들이고,
길게 이어진 칠리 여울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네.
반가운 눈으로 바라보니 오래된 벗이 많이 모였고,
붉은 진심으로 서로 믿고 허락한 마음은 신명도 비추어 알리라.
안개와 어우러진 짙은 초록빛으로 들판의 모습이 풍성하고,
한낮의 허공을 가르며 나는 제비의 날개는 가볍네.
우리들은…….
참고
赫赫(혁혁): 명성과 공적이 매우 빛나고 성대함.
光前(광전): 앞선 조상의 명예와 덕을 빛냄. ‘광전유후(光前裕後)’의 의미와 통함.
立雪(입설): 눈 속에서 기다리며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했다는 ‘정문입설’의 고사. 스승을 존경하며 간절하게 배우는 태도를 나타냄.
淵門(연문): ‘연’이라는 호를 가진 스승의 문하로 보임. 구체적인 스승과 학맥은 하태운의 이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음.
學有源(학유원): 학문이 정통의 스승과 분명한 연원에서 이어짐.
奉持(봉지): 가르침이나 명령을 공경하여 받들고 지킴.
明訓(명훈): 밝고 분명한 가르침.
逾尊(유존): 더욱 높고 존엄해짐.
靜敬動察(정경동찰): 고요히 있을 때에는 마음을 공경하게 보존하고, 행동할 때에는 생각과 행위를 세밀하게 살핌. 유학의 일상적 수양 방법을 나타냄.
工夫密(공부밀): 학문과 마음 수양이 빈틈없이 치밀함.
幾寧臺(기녕대): 고인이 학문과 수양을 하던 대나 정자의 이름으로 보임. 첫 글자와 정확한 명칭은 재확인이 필요함.
主宰(주재): 마음과 행동을 통솔하는 중심. 유학에서는 경(敬)을 통해 마음의 주재성을 보존한다고 설명함.
路窮(노궁): 살아가는 길이 막히거나 형편이 곤궁해짐.
滯處(체처): 일이 막히고 뜻을 펼치기 어려운 처지.
樂自如(낙자여):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평소와 같이 즐거움과 평정심을 유지함.
榮辱(영욕): 명예와 치욕, 성공과 실패.
不關渠(불관거): 그 사람과 관계되지 않음. 渠는 여기서 그 사람, 곧 고인을 가리키는 대명사.
灑落(쇄락): 마음이 맑고 거리낌이 없으며 시원스럽게 트임.
襟懷(금회): 가슴속에 품은 생각과 마음가짐.
梧月(오월): 오동나무에 비치거나 오동나무 사이로 보이는 달빛.
庭除(정제): 집의 뜰과 섬돌.
鐵畫銀鉤(철화은구): 획은 쇠로 그은 것처럼 힘차고, 갈고리는 은으로 만든 것처럼 날카롭다는 뜻. 뛰어난 서예의 필획을 칭송하는 표현.
筆入神(필입신): 붓과 글씨가 신묘한 경지에 이름.
右軍(우군): 중국 동진의 서예가 왕희지. 우군장군을 지냈기 때문에 왕우군이라고도 부름.
逼其眞(핍기진): 그 참된 경지에 매우 가까이 다가감.
令孫(영손): 훌륭한 손자 또는 상대의 손자를 높여 이르는 말.
妙訣(묘결): 오묘하고 핵심적인 비결.
密付(밀부): 중요한 비결을 남몰래 특별히 전해 줌.
髫年(초년): 머리를 늘어뜨리고 다니는 어린 나이.
咤驚人(타경인): 뛰어난 재주를 보여 사람들을 감탄하고 놀라게 함. 咤의 판독은 재확인이 필요함.
七灘亭(칠탄정): 학문과 친목을 위한 모임이 열린 정자. 정확한 위치와 창건 내력은 관련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
會中(회중):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登臨(등림): 높은 곳에 올라 주변 경치를 바라봄.
挹風淸(읍풍청): 맑은 바람을 맞아들이거나 선인의 깨끗한 기풍을 받아들임.
七里灘(칠리탄): 길게 이어지는 여울을 뜻함. 중국 엄자릉의 은거지인 칠리탄의 고사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음.
靑眼(청안): 반갑고 호의적인 눈길. 완적이 좋아하는 사람을 푸른 눈으로 대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舊故(구고):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벗.
赤心(적심): 거짓이 없는 붉은 마음, 곧 진심.
相許(상허): 서로의 인품과 뜻을 인정하고 마음을 허락함.
神明(신명): 천지의 신령. 아무리 숨겨도 진실한 마음을 밝게 살펴 안다는 의미로 사용됨.
和烟(화연): 안개나 연무와 어우러짐.
濃綠(농록): 짙고 풍성한 초록빛.
郊容(교용): 들판과 교외의 경관.
趁午(진오): 한낮의 때를 맞음. 趁의 정확한 판독은 재확인이 필요함.
翻空(번공): 공중을 가르며 날거나 허공에서 몸을 뒤집음.
燕翼(연익): 제비의 날개.
마지막 시는 다음 면으로 이어지므로 吾輩까지만 옮김. 다음 면의 글자들과 연결하여 완전한 시구와 번역을 확정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