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과 음독
徽追須次泊炎涼不以世間情
(휘추수차박 염량불이세간정)
挽參奉李丈炳壽
(만 참봉 이장 병수)
兩皋竹樹一區深
(양고죽수 일구심)
恒老貽謨終用心
(항로이모 종용심)
繼述無如賢伯仲
(계술무여 현백중)
箕裘日意中音
(기구일의 중음)
風裁正合古家規
(풍재정합 고가규)
稟得溫恭愷悌姿
(품득온공 개제자)
一試齋郞非素志
(일시재랑 비소지)
襟懷灑落逈初時
(금회쇄락 형초시)
纔得稀年遽玉京
(재득희년 거옥경)
人間萬事片雲輕
(인간만사 편운경)
惟有幽明無限恨
(유유유명 무한한)
兄留弟逝若爲情
(형류제서 약위정)
挽金章叟鋼東金致伯和植辛公基筆植許士善淑郭
(만 김장수 강동 김치백 화식 신공 기필식 허사선 숙곽)
孟奎東健來訪登宛在先亭
(맹규동건 내방 등완재선정)
현대어 직역
세상의 따뜻한 대우나 냉정한 대우에 따라 마음을 달리하지 않았네.
※ 첫 구절은 글자 판독이 분명하지 않지만, 앞 시의 마지막 구절로 보입니다.
참봉을 지낸 어른 이병수를 애도하며
두 언덕 사이에는 대나무와 나무가 우거져 한 구역이 그윽하고,
선대 어른이 남긴 가르침을 끝내 마음에 두고 실천하였네.
선대의 뜻을 이어 계승하는 일에는 현명한 형제만 한 이들이 없었고,
가업을 이어받으려는 뜻은 날로 마음속에 깊어졌네.
※ 이 행은 사진에서 일부 글자가 불분명합니다.
그 풍모와 법도는 옛 가문의 규범에 꼭 들어맞았고,
온화하고 공손하며 화락하고 형제간에 우애로운 자질을 타고났네.
잠시 재랑의 벼슬을 맡은 것은 본래 뜻한 바가 아니었으며,
가슴속은 처음부터 티 없이 맑고 활달하였네.
겨우 고희의 나이에 이르자 갑자기 옥경으로 떠나셨으니,
인간 세상의 온갖 일을 한 조각 구름처럼 가볍게 여기셨네.
다만 이승과 저승 사이에 끝없는 한만 남았으니,
형은 남고 아우가 세상을 떠났으니 그 심정을 어찌하겠는가.
김 장수(金章叟)·강동(鋼東) 김치백(金致伯)·화식(和植)·신공(辛公) 기필식(基筆植)·허사선(許士善)·숙곽(淑郭)을 애도하며
※ 이 부분은 여러 사람의 이름을 이어 적은 제목으로 보이나, 정확한 인명 구분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맹규와 동건이 찾아와 함께 완재선정에 오르다.
※ 인명과 정자 이름의 구분은 다음 면의 내용을 함께 보아야 확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
炎涼(염량): 더위와 추위. 사람들의 따뜻한 대우와 냉정한 대우, 곧 세상 인심의 변화를 비유하기도 함.
不以世間情(불이세간정): 세상의 인정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자기 마음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뜻.
挽(만): 죽은 사람을 애도하며 시나 글을 지음.
參奉(참봉): 조선 시대 종9품 관직. 능·원·전이나 여러 관서에 소속된 말단 관직.
李丈炳壽(이장 병수): ‘병수’라는 이름의 이씨 어른. 丈은 존경하는 연장자를 가리키는 말.
兩皋(양고): 두 언덕 또는 두 언덕 사이의 지역. 특정 지명이나 거처의 이름일 가능성도 있음.
一區深(일구심): 한 구역이 깊고 그윽하다는 뜻. 은거하는 집 주변의 조용한 경관을 묘사함.
貽謨(이모): 선대가 후손에게 남긴 가르침이나 계책.
繼述(계술): 선대의 사업과 뜻을 계승하여 이어감. 『중용』의 “善繼人之志, 善述人之事”와 통하는 표현.
伯仲(백중): 맏이와 둘째. 여기서는 형제를 가리킴.
箕裘(기구): 키와 갖옷. 아들이 아버지의 기술이나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여 ‘가업의 계승’을 뜻함.
風裁(풍재): 사람의 풍채와 품격,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는 법도.
古家規(고가규): 오랜 명문가에서 대대로 지켜온 가법과 규범.
溫恭(온공): 성품이 온화하고 태도가 공손함.
愷悌(개제): 성품이 화락하고 부드러우며 형제간에 우애가 있음.
齋郞(재랑): 능·원·전 등의 제향과 관리를 담당하던 참봉 계열의 관직을 가리키는 표현.
素志(소지): 평소부터 품어 온 본래의 뜻.
襟懷(금회): 가슴속에 품은 생각과 도량.
灑落(쇄락):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거리낌 없이 활달함.
逈初時(형초시): 처음부터 훨씬 뛰어나거나 남달랐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음. 해당 글자는 사진상 판독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음.
稀年(희년): 고희(古稀), 곧 일흔 살. 두보의 “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함.
遽(거): 갑자기, 뜻밖에.
玉京(옥경): 신선이나 옥황상제가 산다는 하늘의 도성. 시문에서는 죽은 사람이 돌아가는 저승 또는 천상을 완곡하게 표현함.
片雲輕(편운경): 인간사를 한 조각 뜬구름처럼 가볍게 여긴다는 표현.
幽明(유명): 어둠과 밝음이라는 뜻에서 죽은 자의 세계와 산 자의 세계, 곧 저승과 이승을 가리킴.
兄留弟逝(형류제서): 형은 살아 남았으나 아우는 세상을 떠났다는 뜻.
若爲情(약위정): “그 심정을 어찌하겠는가”라는 탄식의 표현. 若爲는 ‘어찌하다’라는 뜻으로 쓰임.
마지막 두 제목의 인명은 판본의 인명록이나 다음 면의 시 내용을 함께 확인해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