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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입장 차이;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

literacy-talktalk 2025. 9.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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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글쓰기, 그리고 뉴스 리터러시 ― 관점의 힘을 이해하기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는 늘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는 수많은 사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해석을 붙여 주제를 세울지를 고민합니다. 반면 독자는 완성된 글이나 기사를 접하면서, 그 주제가 곧 사건 자체인 것처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이 미묘한 차이를 의식하는 것이 글쓰기와 뉴스 리터러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늘 사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우리는 그것을 대화나 글로 옮기곤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같은 사건이라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요소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주제가 형성된다는 사실입니다. 일상생활과 글쓰기, 그리고 뉴스 읽기를 차례로 살펴보면 이 차이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일상생활의 서술 ― 단순한 사건의 나열

일상은 사건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변 사람과 나누는 대화를 떠올려 보면, 그 대부분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오늘 비가 왔다.”
       “버스를 놓쳤다.”
       “점심에 친구를 만났다.”


이런 말들은 그냥 있었던 일을 전하는 수준일 뿐, 특별한 주제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사건 안에는 늘 여러 맥락과 요소들이 얽혀 있어서, 그것을 단일한 주제로 환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굳이 주제를 뽑아내거나, 의미를 정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실 그대로를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2. 일상을 주제로 해석하는 태도 ― 의미를 덧씌우는 시선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사건에도 억지로 의미를 붙이고, 자기 관점에 맞게 주제를 만들어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커피를 마셨다”는 사실조차 “나는 얼마나 외로운 사람인가” 혹은 “나는 얼마나 세련된 취향을 가진 사람인가”라는 주제로 포장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별거 아닌 일도 특정한 해석을 덧씌워 이야깃거리로 바꿔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때로는 흥미롭지만, 이런 태도는 상황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바라보게 만들고, 사건을 왜곡할 위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다층적이고 복잡한 맥락이 얽혀 있는 사건을, 한 가지 관점에 갇힌 주제로만 규정해 버리면 그 사건이 가진 본래의 풍부함이 사라지게 됩니다.

 


3. 글쓰기 훈련에서의 주제 설정 ― 독자를 위한 논리적 전개

반대로, 글쓰기를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글은 단순 기록이 아니라, 주제 중심의 논리적 전개를 요구합니다. 독자는 단순히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글쓴이가 전달하려는 명확한 메시지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글쓰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 먼저 여러 가능성을 탐색해 글의 주제를 찾고,
  • 그 주제를 정확히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해 주제문을 세운 뒤,
  •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며 주제를 뒷받침하고,
  • 마지막으로 논리를 확장해 글 전체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글은 독자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주제를 의식적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글은 산만하게 흩어지고, 독자는 “이 글이 결국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결국 좋은 글쓰기는 주제를 명확히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 ― 특정 관점의 힘을 비판적으로 읽기

뉴스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기사가 객관적인 사건 보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뉴스는 언제나 특정 관점의 해석을 담아 사건을 서술합니다. 기자가 어떤 사실을 선택해 기사화하고, 어떤 단어와 구성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독자는 사건을 특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문제는, 독자가 기사를 읽으면서 그 선택과 해석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기사의 관점만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고, 다른 해석 가능성을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기사를 읽을 때는 “이 기사는 왜 이 사실에 초점을 맞췄을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이야기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뉴스 리터러시의 핵심입니다. 기사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사건이 어떻게 해석되고 구성되었는지를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뉴스의 관점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회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 현명하게 살아가는 힘

정리하자면, 일상생활에서는 주제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억지로 주제를 붙여 일상을 이야기로 포장하기도 하고, 글쓰기에서는 반드시 주제를 세워야 하며, 뉴스와 미디어는 사건을 특정 관점에서 해석해 전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의식적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하나의 관점에만 휩쓸리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점검하며, 더 성숙하고 신중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명하게 살아가는 힘, 즉 상황을 단순화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여러 층위를 고려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힘입니다. 글쓰기와 뉴스 리터러시, 그리고 일상의 관찰은 모두 그 힘을 기르는 훈련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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