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리터러시와 언어생활

미디어 윤리와 '인용' 방법

literacy-talktalk 2025. 4. 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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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공성과 미디어 윤리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는 정보 전달과 공유를 위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공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고 소통하며 토론하는 열린 장으로 기능합니다. 
미디어가 공공의 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지만 그 정보를 생산한 창작자의 권리와 노력을 존중하는 자세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정보를 만들어낸 과정과 그에 담긴 노력을 무시하거나 무단으로 이용한다면 미디어 공간이 공공의 영역으로서 건강하게 구조화되고 풍요로운 공적 자산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정보를 소비하고 재생산하는 모든 구성원이 미디어 공간을 이용하는 윤리적 요소들을 준수할 때, 미디어는 진정한 공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인용(quotation) 윤리

인용은, 타인의 발언, 글, 생각, 창작물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가져와 자신의 논지나 설명을 보완하거나 증명하는 데 사용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용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말이나 글을 보완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인용 자체가 글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디어 공공성을 지키는 인용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과 창작자의 권리 존중을 동시에 실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보가 널리 퍼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중요하지만, 그 정보를 생산한 창작자들(기자, 작가, 연구자 등)의 지적 노력과 기여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출처만 밝히면 모든 인용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를 밝혔어도 인용의 방법과 범위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출처를 밝힌다는 것은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알리는 것이고, 허락을 받는다는 것은 그 정보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법적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신문 기사 전체를 허락 없이 그대로 옮겨 싣는다면 비록 출처를 명확히 밝혔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용한 내용이 널리 퍼지면서 트래픽이나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원작자는 정보를 기획하고 생산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미디어 공공성에 어긋나며 미디어 윤리에도 위반됩니다. 따라서 짧게 필요한 부분만 인용하고 출처를 정확히 밝히며 전체 기사나 대부분의 내용을 옮기고 싶다면 반드시 원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올바른 인용 방법

윤리적으로 올바른 인용은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다른 사람의 글이나 아이디어를 허락 없이 가져오거나, 마치 자신의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는 표절에 해당하며, 이는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간주됩니다. 올바른 인용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인용시에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가장 먼저 살펴야 할 부분입니다. 인용은 반드시 누가, 언제, 어디서 말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며, 이를 누락하면 표절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신문, 2025년 4월 28일 기사에서 인용”과 같이 명확한 출처 표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용의 목적과 양이 적절해야 합니다. 인용은 자신의 주장이나 설명을 보완하는 수준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며, 인용의 분량이 자신의 글보다 많거나 비슷하다면 출처를 밝혔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인용이 글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때 인용과 자신의 글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인용한 부분은 따옴표, 블록 인용, 별도 표시 등으로 독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구분해야 하며 자신의 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되 인용 부분은 분명히 드러나야 합니다.

 


직접인용과 간접인용의 구분도 중요합니다. 직접인용은 원문의 단어나 문장 구조, 구두점까지 모두 그대로 옮기는 방식이며, 큰따옴표나 블록 인용을 사용합니다. 원문의 오류가 있을 경우에는 오류까지 그대로 인용해야 합니다(원문에 오타나 이상한 표현이 있더라도 그대로 인용하면서 그 뒤에 [sic]를 붙여서 원문 그대로 인용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간접인용은 원문의 내용을 자신의 말로 바꾸어 요약하거나 의역하는 방식으로, 여러 출처의 내용을 종합하거나 원문이 너무 길거나 복잡할 때 유용합니다. 두 방식 모두 출처 표기는 반드시 해야 하며, 자신의 해석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인용문의 길이는 너무 길지 않게 3~4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긴 인용은 블록 인용으로 처리합니다. 인용은 자신의 논리와 흐름을 보완하는 보조적 역할을 해야 하며, 과도한 인용이나 인용만 나열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생략이 필요할 경우 '이하 생략'을 표기하거나 말줄임표(...)로 표시합니다. 
문제가 되는 인용 사례로는 '원문 전체나 대부분을 복사'하는 경우, '인용이 자신의 글보다 많거나 비슷한 분량'인 경우, '출처만 밝히고 허락 없이 대량 인용'하는 경우, '자신의 해석 없이 인용만 나열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인용만으로 정보 제공 및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는 창작자의 경제적·도덕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좋은 인용은 정보의 자유와 창작자의 권리를 모두 살리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지만, 나쁜 인용은 정보를 남용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훼손합니다. 윤리적인 인용은 창작자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며, 자신의 생각과 해석을 중심에 두고 인용은 이를 보완하는 자료로 활용하고 항상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것은 올바른 창작과 소통의 첫걸음이 됩니다.
미디어를 올바르게 읽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은 정보를 수용하는 차원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용 윤리, 창작자의 권리 존중, 공공성과 권리의 균형을 고려하는 의식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의 역량에 포함됩니다. 공공의 미디어 공간을 함께 이용하는 우리는 독자와 정보를 나누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 책임을 인식하며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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