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외없이 유아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를 보냅니다. 그러나 태어나는 시대를 선택하지는 못합니다. 시대와의 인연은 그의 의지와 별개로 그려지는 인생이 달라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022년 11월 ChatGPT의 출현은 사람들의 일상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문서 검토, 대화, 자료 조사, 통계, 프로그래밍, 글쓰기, 각종 탐구 활동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사회적 역할에 영향을 주고, 학습하고 훈련해야 할 화두를 바꿔 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일상을 건강하게 영위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상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알아야 할 것, 이해해야 할 것, 적응해야 할 것과 주의해야 할 것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AI의 발달로 사회가 변화하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디지털 이용자는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이주민'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Prensky, 2001)가 제안한 이 용어는 세대 내 집단 동질성이 낮다는 문제제기가 있기도 했지만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노출되고 적응하는 양상을 설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되기 전에 태어나 성인이 되어서야 이러한 기술을 접한 세대는 디지털 기술 이전의 시대에서 이후의 시대로 옮겨 왔다는 점에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태어날 때부터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를 지칭합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며, 이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이주민'은 아날로그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을 배우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사용 방식에서도 아날로그적 습관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며, 온라인 소통에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대면 만남에서는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의 높낮이 등을 읽으며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비언어적 요소가 거의 배제되기에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직접 대화를 나누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대방의 반응을 느낄 수가 없으니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오가는 길의 상황이나 서로의 옷차림 등의 담소를 나눌 거리가 확연히 줄어들고 차라고 함께 마시면서 물리적인 접촉을 동반할 수 있었던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고, 디지털 기기를 작동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상황이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디지털 원주민'은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며, 이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 인스턴트 메신저 등을 통해 실시간 소통에 익숙하며,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SNS에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글과 함께 사진,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내에서 가상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닉네임이나 아바타를 활용하여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유연하게 적응하며,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소통하고 정보를 습득합니다. 새로운 디지털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직관적으로 사용하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합니다.
이와 같은 이해를 가지게 되면, 서로 다른 세대가 갖는 디지털 미디어 사용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원주민은 빠르게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하는 데 능숙하지만, 가짜 뉴스나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 이주민은 정보 처리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정보를 검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찰들을 통해 리터러시 교육을 설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에 도움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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