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리터러시와 언어생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literacy-talktalk 2025. 3. 1. 19:01
반응형

확증 편향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인지적 과정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신념과 가치관을 구축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믿고 있는 정보를 더 신뢰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는 우리의 사고를 효율적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다양한 관점을 수용할 기회를 줄이고 편향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을 높입니다.

인간의 인지 구조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기존의 틀과 맞춰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고 과정에서 인지 부하를 줄이고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다른 가능성을 고려할 기회가 줄어들고, 결국 특정한 신념이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성향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체계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확증편향'을 깊이 있게 이해해 봅니다.

 


❚  개념


‘확증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은 ‘확실하다고 믿는 증거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으로,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가치관, 의견 등을 강화하거나 지지하는 정보를 선호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심리학과 인지과학에서 널리 알려진 개념이며 인간의 의사결정과 사고 과정에서 빈번히 나타납니다.

그 대표적인 연구로 찰스 G. 로드(Charles G. Lord), 리 로스(Lee Ross), 마크 R. 레퍼(Mark R. Lepper)가 수행한 스탠포드 대학의 ‘사형제도에 대한 태도 연구’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사형제도에 대해 강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가진 학부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각 그룹에게는 사형제도의 범죄 억제 효과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는데, 하나는 사형제도가 흉악범죄를 감소시킨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참가자들은 자신이 원래 지지하던 입장에 부합하는 연구 결과를 더욱 신뢰하고, 반대되는 결과는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즉, 사형제도 찬성자는 사형제도가 범죄를 억제한다는 증거를, 반대자는 그 반대의 증거를 더 강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로 인해 양측의 입장은 더욱 극단적으로 강화되었습니다.



확증편향은 여러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먼저,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적극적으로 찾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피하거나 간과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입장을 지지하는 뉴스만 읽고, 반대되는 의견은 무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정보를 해석하는 데 있어 편향성이 나타납니다. 동일한 정보를 접하더라도 자신이 믿는 신념에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것입니다. 같은 경제 지표를 두고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또 다른 사람은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이 있는 경우, 자신이 믿는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더 잘 기억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잊거나 덜 중요하게 여깁니다. 과거의 경험 중 자신이 옳았던 순간은 떠올리고, 틀렸던 순간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확증편향은 정치, 건강, 일상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정치적 맥락에서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긍정적인 소식만 믿고, 반대 정당의 긍정적인 소식은 무시하거나 가짜 뉴스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 관련 사례로는 특정 건강 정보를 믿는 사람들이 그 정보를 지지하는 사례만 받아들이고, 과학적으로 반박되는 정보를 무시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신에 대한 오해를 가진 사람들이 백신 부작용 사례만 집중적으로 보고, 백신의 장점은 무시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정적인 결과를 지지하는 징조만 확인하며, 긍정적인 신호는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 원인


그렇다면 왜 이런 확증편향이 나타나는 걸까요? 

인지부하이론(Cognitive Load Theory)에서는 뇌가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성향이 있어서, 기존 지식과 부합하는 정보는 빠르게 받아들이는 반면, 기존 신념과 충돌하는 정보는 인지적 부하를 증가시키므로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복잡한 정보를 모두 처리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확증편향은 이를 단순화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확증편향은 뇌의 보상 체계(reward system)와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기존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를 접하면,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합니다. 반면, 기존 신념과 충돌하는 정보를 접하면 불확실성(uncertainty)이 증가하고, 뇌는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여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뇌영상 연구(fMRI)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일치하는 뉴스를 접할 때 측좌핵(nucleus accumbens)에서 도파민이 활성화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악을 들을 때와 유사한 반응이라고 합니다.

 


❚ 문제점


확증편향이 강할수록,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보고, 신뢰하는 사람의 의견만 듣게 됩니다. 그 결과,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중요한 결정을 잘못 내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을 믿고,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무시한다면,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부정적인 뉴스는 무시하고 긍정적인 뉴스만 받아들인다면, 손실을 감수해야 할 시기를 놓치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확증편향이 강할수록,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보고, 신뢰하는 사람의 의견만 듣게 됩니다. 그 결과,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중요한 결정을 잘못 내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을 믿고,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무시한다면,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부정적인 뉴스는 무시하고 긍정적인 뉴스만 받아들인다면, 손실을 감수해야 할 시기를 놓치고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 제안


확증편향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적 경향이지만 이를 인지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리터러시 역량에도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 되기에 확증편향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자신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고, 출처를 검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반대 의견을 배척하지만 말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돌아보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이나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다양한 정보를 접하려고 노력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원만 이용하지 말고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얻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기울여 정보를 균형 있게 소비하도록 합니다. 

감정과 신념을 분리하려는 노력도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자신의 신념이 강할수록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쉬우므로,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감정을 배제하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  확증편향성을 조절하여 얻게 되는 것들

1)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확증편향이 강하면 한쪽 정보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위험이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수용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 투자에 있어서, 한 기업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긍정적인 기사만 찾으면, 리스크를 간과할 수 있습니다. 건강 정보를 접할 때도 특정 건강법만 맹신하면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놓칠 수 있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단점만 보거나 장점만 보면 균형 있는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곧 편향되지 않은 정보 수집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듭니다.

2) 더 유연하고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편향된 사고를 가진 사람은 늘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며,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러지지 않는 사람, 충격을 받을 일을 만들지 않는 사람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릴 가능성을 인정하는 순간, 더 유연하고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기보다는 다른 팀원의 의견을 들으면서 위험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면 결국 회사에 더 좋은 결정을 하게 됩니다. 친구 관계에서 친구가 ‘네가 틀렸어’라고 했을 때 바로 반박하기보다는 ‘혹시 내가 놓친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면 더 발전된 토론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곧 자신의 생각을 의심할 줄 아는 것이 더 강하고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3) 감정적인 반응이 줄어들고, 더 평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확증편향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다른 정보를 접하면 불쾌감, 분노, 짜증을 느낍니다. 하지만 편향성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감정적으로 더 안정적이며, 평온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내 의견에 반대하는 말을 했을 때 바로 반박하고 싶다가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먼저 들어보자’고 하면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SNS에서 내가 싫어하는 의견을 보면 바로 댓글을 달고 싶다가도 ‘이것도 하나의 관점일 수 있지’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면 더 평온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4) 더 신뢰받는 사람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편향이 심한 사람보다는 균형 잡힌 사고를 하는 사람을 더 신뢰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를 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고 의견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 ‘이건 무조건 맞아!’라고 주장하는 사람보다 ‘이런 관점도 있고, 저런 관점도 있으니 균형 있게 바라보자’고 말하는 사람이 더 신뢰를 받습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향해 그의 의견을 바로 부정하는 것보다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네 의견도 흥미롭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특정 방향의 정보만 공유하는 사람보다 ‘이런 주장도 있고, 반대 의견도 있으니 스스로 판단해 봐’라고 말하는 사람을 더 신뢰하게 됩니다. 곧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습관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에게 신뢰받게 됩니다.



[참고] 
Lord, C. G., Ross, L., & Lepper, M. R. (1979). Biased assimilation and attitude polarization: The effects of prior theories on subsequently considered ev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7(11), 2098-2109.
(편향된 동화와 태도 양극화: 사전 이론이 이후 고려된 증거에 미치는 영향)

 

 

 

※ 고정관념이 이끄는 대로(확증편향적인) 자동적 사고에 이끌리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순간을 소개해 주세요.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나의 고정관념을 바꾸게 되었던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나요? 고정관념이 이끄는 대로(확증편향적인) 자동적 사고에 이끌리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된 순간은 어떻게 만들어졌었나요?

그런 기회를 평소에 자주, 의도적으로 가짐으로써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는 습관의 씨앗을 뿌려봅시다. 의식이 좀 더 깨이는 '변화의 순간'을 공유해 주세요. 

 

 

반응형